2026.07.08. 한경비즈니스에 법무법인 YK 김윤정 변호사의 기고문이 게재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혼 사건을 맡다 보면 사랑보다 동정심 때문에 시작된 결혼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된다.
최근 한 의뢰인은 필자에게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기에 그 상처를 감싸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상대방은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가족에게 버림받았고, 과거의 상처가 많았다고 했다. 의뢰인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사랑보다 먼저 연민을 느꼈다. ‘내가 아니면 저 사람은 안 되겠구나.’ 그 순간 사랑은 어느새 책임이 되고, 책임은 사명감으로 바뀐다.
하지만 결혼 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거짓말과 폭언, 경제적 의존, 회유, 통제가 관계의 패턴이 된 경우도 적지 않다. 상대를 구하려 했던 사람이 결국 가장 불쌍한 사람이 돼 법률사무소를 찾는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인간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도록 만들어진 존재다. 누군가의 눈물을 보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인간다운 본능이다. 문제는 그 순간 동정심과 신뢰를 같은 것으로 착각하기 시작한다는 데 있다.
누군가가 불쌍하다는 사실은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증거가 아니다. 힘든 과거가 있다는 사실이 현재의 부당한 대우를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안타까운 사연은 설명이 될 수는 있어도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