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 서울신문

‘지속·반복’ 인정돼야 스토킹… 피해자 보호망 구멍만 커진다

2026.10.20. 서울신문에 법무법인 YK 이태훈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오는 21일 시행 5주년을 맞는다. 2021년 3월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을 계기로 발의 22년 만인 2021년 4월 국회 문턱을 넘은 결과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디까지가 스토킹인가’를 두고 법리적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스토킹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인 ‘지속성’ 이나 ‘반복성’을 둘러싸고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형사처벌 범위를 정교하게 하고, 피해 예방에 주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0월부터 두 달간 자녀들이 사는 전처 B씨의 집을 6차례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발로 차는 등 소란을 피웠다.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술을 마시지 않고 가면 전처가 문제 삼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2023년 9월 대법원은 “경미한 수준의 행위가 반복되면 상대방이 느끼는 공포심이 증폭된다”면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피해자가 공포를 느끼는 상황이 반복된 점을 스토킹 범죄 성립의 핵심으로 본 것이다. 반면 차량 추적 행위를 했음에도 스토킹 범죄가 아니라고 본 사례도 있다. C씨는 2024년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D씨의 차를 발견하고 10분간 약 3㎞를 따라갔다. 두달 뒤에도 불법 유턴까지 하며 6분간 쫓아가면서 촬영도 했다.

원심은 C씨가 스토킹을 했다면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각각의 추적 행위는 불안감을 줄 만큼 지속됐다고 보기 어렵고, 2개월 넘는 시간적 간격이 있어 ‘반복성’도 인정하기 힘들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두 사례의 스토킹 성립을 갈라놓은 잣대는 지속성과 반복성이다. 통상 일회성 행위라도 상당 시간 계속돼 공포를 일으켜야 ‘지속성’을, 2회 이상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반복성’이 인정된다. 하지만 여전히 개별 사안마다 판단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태훈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하급심과 대법원이 상반된 판단을 내리다보니 스토킹 인정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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